老來가요

자명고 사랑-주현미

예연(砅涓) 2022. 1. 16. 01:21
728x90
반응형

 

 

호동왕자 말채쭉은 충성 충자요

모란 공주 주사위는 사랑 애잘세

충성이냐 사랑이냐 쌍갈래 가슴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별도 흐리네

 

자명고를 찢고서야 웃어본 공주

승전고를 듣고서야 울어본 왕자

사랑 팔아 충성을 산 호동의 가슴

울어봐도 웃어봐도 모란은 없네

 

공주님의 무덤 위에 피는 꽃잎은

왕자님의 가슴 속을 헤치는 원한

팔척 장검 둘러 잡고 노리는 별은

일편단심 매듭 지는 직녀성일세

 

삼국사기에 의하면

서기 32년 고구려의 3대 대무신왕의 아들인 왕자 호동이 낙랑 태수의 공주와 만나면서 시작된다. 낙랑왕 최리는 부여국을 물리치고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던 고구려와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고자 호동 왕자에게 호의를 베푼다. 고구려의 왕자인 호동과 자신의 딸을 혼인시켜 동맹을 맺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 고구려는 낙랑을 정복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노래의 제목에 등장하는 '자명고'는 낙랑을 지키는 아주 신기한 북이다.

적이 쳐들어오면 스스로 소리를 내며 낙랑군이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기에, 적의 입장에서는 이 북을 파괴해야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던 것이다. 호동왕자는 낙랑공주에게 자명고를 찢어 고구려 병사들이 무혈입성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의 희생없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서. 결국 낙랑공주는 자명고를 찢어 고구려의 낙랑 침공을 도왔고, 낙랑왕 최리는 사랑에 빠져 나라를 버린 딸을 죽이게 된다. 이를 알게 된 호동왕자는 슬픔에 빠져 번민하다가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슬픈 결말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이 설화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원래의 내용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사실 호동왕자는 처음부터 공주를 이용해 낙랑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웠다. 건국 이후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며 영토를 확장해가던 고구려는 남쪽의 낙랑이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렇게 5년이 지난 서기 37년 고구려는 낙랑을 완전히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게 된다. 호동왕자의 죽음에 대해서도 삼국사기에서는 위의 이야기와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 두번째 왕비의 아들인 호동을 견제하고 있던 원비의 계략으로 모함을 받고, 태자 책봉에서도 원비의 아들인 해우에게 밀리게 되자 자결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게 호동이 죽고 한달 후 해우가 태자로 책봉 된다.

728x90
반응형

'老來가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끈 - 문연주  (0) 2024.01.21
추억의 소야곡 남인수  (0) 2024.01.19
열두냥 인생  (0) 2021.12.30
추억의 소야곡 -문연주-  (0) 2021.12.26
사의 찬미 /윤심덕  (0) 2021.01.11